교통사고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50대 남성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1월 7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박승규 씨(59)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좌·우 신장, 간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2일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박씨의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이별에 많이 힘들었으나, 생전 박씨가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자주 비쳤고 응급실 간호사인 딸 또한 뇌사는 다시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고,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기증을 결심했다.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박 씨는 자상하고 온순한 성격으로 가족을 늘 최우선으로 하는 가정적인 사람이었다. 동네 어른이 도움이 필요하다면 늘 먼저 나서서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집 짓는 일을 좋아해서 토목 일을 했고, 등산을 좋아해 주변 사람들과 같이 이야기하며 산에 오르며 약초와 버섯을 따와서 가족들과 이웃 어른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박씨의 아들은 "아버지, 자주 찾아뵙고 많은 것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시니 죄송한 마음만 남네요. 사랑한다는 말 함께 있을 때 드리고 싶었는데, 이제라도 정말 많이 사랑했고, 감사했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의 딸은 "정말 많이 보고 싶고, 식사 약속 함께하지 못하고 떠난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파. 제발 꿈에 한 번만 나와줬으면 좋겠고, 열심히 씩씩하게 잘 살아갈게"라고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소중한 기회이자,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따뜻한 사랑"이라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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